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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든 엄마의 마음

기사 등록 : 2017-10-25 10:08:00

편집국 iksan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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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은 / 익산여성의전화 회원


추석 황금연휴를 맞아 타지에서 고향으로 내려온 동네친구들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 

서울에서 온 친구부부, 광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친구와 카페에서 보기로 했다.

카페에 도착하자마자 먼저 온 친구부부와 유모차 안에서 잠이 든 아이를 만났다.

친구를 똑 닮은 아이가 내 눈앞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대목이라 카페는 사람들로 붐볐지만, 유모차를 놓을 만한 자리를 다행히 잡을 수 있었다.

나와 또 다른 친구는 결혼을 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친구부부의 신혼이야기가 주를 이었다.
친구 아내는 육아휴직 중이었다.

돌이 지나지 않은 아이를 먹이고, 씻기고, 재우는 등의 돌봄 노동과 끊이지 않는 집안일로 차분하게 커피 한잔 마시는 여유가 드물다고 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친구(남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갑자기 참아왔던 서로의 고충을 꺼내기 시작하며, 독박육아에 대한 거침없는 토론을 하게 됐다.

둘 사이에 마음의 벽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야기 도중 친구는 자기가 집안일은 많이 돕는다는 표현을 했고, 그 표현이 잘못되었다는 반론을 나누는 사이에 아이가 울음과 함께 잠에서 깼다.


낯선 이모들을 마주한 아이의 울음은 쉽게 그치지 않았다.

카페 테이블 간격이 좁다 보니, 여기저기서 따가운 눈총을 보냈다.

옆 사람들에게 폐를 끼칠까봐 친구 아내는 아이를 안고 잠시 밖으로 나갔다.

다녀오고 나서 조심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눈에 보였다.


분유를 줄 시간이 되자, 미지근한 물을 카운터에 받아와 분유를 탔다.

그 순간 옆 테이블을 닦던 아르바이트생은 우리 쪽을 한동안 바라보더니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기유모차 태우고 카페 오는 게 이렇게 많은 눈치를 봐야 하는가?
갈수록 우리나라 사회가 서로 간에 대한 이해심이 부족해지는 것 같다.


인터넷상에서는 일부 몰상식한 엄마를 가리키는 신조어로 맘충이라는 합성어가 등장했다.

공공장소에서 아이를 통제하지 않거나 공공질서를 지키지 않는 엄마들을 일컫는다.
문제는 맘충이라는 호칭이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젊은 엄마에게 무차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극히 일부 매너 없고 몰상식한 엄마들의 행동 때문에 모든 젊은 엄마들을 집단화해 맘충으로 몰아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친구 아내는 집에서 아이와 둘만 있다가, 잠깐 외출하는 그 짧은 시간이 힐링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끔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은 속상하다고 했다.

아이와 함께 다닌다고 해서 모두가 부당한 시선을 받아서는 안 된다.

엄마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분위기로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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