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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전 백제의 꿈을 복원하다, 미륵사지석탑 복원작업 마무리 한창
  • 편집국
  • 등록 2017-10-25 10: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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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시작, 20여년 석조문화재 복원의 기술적 방향제시

동양 최대석탑 기단폭 12.5m, 높이 14.3m, 무게 1,892t 
옛 부재 72% 사용 6층탑 조립, 단일 문화재보수 최장기록

복원안


익산시 백제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639년 조성)은 국내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돼 한국 석탑의 모태로 꼽힌다.


당초 7~9층 탑으로 추정되나, 현재 6층만 남아있다. 미륵사지석탑은 삼국시대 목탑에서 석탑으로 옮아가는 양상을 보여 준다. 목조건물처럼 돌을 맞춰 가며 쌓았다.


초층 탑신은 사면이 3칸씩이며, 그 중앙칸은 내부와 통하도록 사방에 문이 있고, 탑 안의 중앙에는 네모난 커다란 찰주(擦柱)가 놓여 있다.


각 면에는 엔타시스 수법을 쓴 모난 기둥을 세웠고, 그 위에 평방(平枋)·창방(昌枋)을 짰으며, 2층부터 탑신이 얕아지고 옥개석은 초층과 같은 수법으로 표현된다.


엔타시스 수법이란 원주(円柱)의 윤곽을 중간쯤에서 밖으로 굵게 만든 미묘한 곡선. 기둥의 아랫부분을 지탱하는 힘을 표현함과 동시에 외광(外光)에 의해서 기둥 중앙부가 잘룩하게 보이는 것을 막는다.


건립연대는 백제 말기 무왕 때인 600∼640년으로 보는 견해가 가장 유력한데, 2009년 1월 해체수리 중 발견된 기해(己亥)년명 탑지를 통해 639년(무왕 39)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때(1915년), 붕괴가 우려된다고 탑의 서측면을 콘크리트를 발라놓아 훼손이 심힌 듯 보이나. 실은 당시 가장 최신의 공법으로 보강한 것이다.


석탑 복원은 총 2400여개의 돌조각을 원형 그대로 조립하는 작업이다. 그러나 참고할 다른 예가 없어 모든 부재를 최소 단위로  나누어 분석해야만 조립할 수 있는 세밀한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석조문화재 복원과 관련한 3건의 특허를 등록했고, 12편의 전문 학술발표가 이루어졌으며 16건의 보고서가 발간되었다. 그리고 23회에 이르는 자문회의와 조립 설계를 3차례나 시행 했으며 총 225억이 투입되는 초대형 국가 프로젝트가 되었다.


3D 복원모습


이 과정에서 석탑복원을 6층 부분복원안, 6층 전체복원, 9층 전체복원의 3가지 설계안이 대립하였으나, 7층 이상의 부재가 거의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원형을 보존하는 차원에서 6층 부분복원안을 복원안으로 확정했다.


또한 석탑복원의 모든 공정을 전문가와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파격적 복원처리를 시행하여 문화재 복원과정에 시원을 연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가로 58m, 세로 31m, 높이 29m의 가설 덧집을 설치하였다. 이 덧집은 일반인 관람이 가능하며 석탑복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2009년 1월 14일 석탑 1층 십자형 심초석에서 건립당시 봉안한 사리장엄 등 72건 9,947점의 보물 유물 출토가 있었다.


사리공 바닥에 유리판 깔고 그 위에 사방으로 청동합 6개를 놓고 합들 사이에 유리구슬을 채운 뒤 남측에 은제관식과 금판들을 넣고 북측에 직물에 싼 도자 4자루 동측에 1자루 서측에 2자루를 각각 올려놓았다.

그리고 남측벽면에 금제사리봉영기를 비스듬히 놓고 정중앙에 사리호 안치했다.


현재는 5층 옥개석 및 6층부를 조립하고 있다. 석탑복원시 최대한 옛 부재(部材)를 살려 썼다.


처음에는 47% 남짓 옛 부재를 사용할 계획이었으나, 보존처리를 하면서 72%까지 옛 부재의 사용율을 높였다. 옛 돌의 손상된 부분과 새 재료를 연결하는 데 티타늄 봉을 본격적으로 썼다.


원 재료의 금간 부위는 에폭시 수지로 보강했다. 돌과 돌 사이 빈틈을 메우는 무기질 재료도 새로 개발했다 .


석탑은 2018년 하반기께 일반에게 공개된다. 아직 가설 덧집 철거, 주변 정비 등이 남아 있다.


김인태 전라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미륵사지석탑 복원사업은 우리 건축문화재 보존 기술이 한 단계 뛰어오르는 계기가 되었다. 다른 문화재 복원의 전범이 될 뿐만아니라 전북 자존감 회복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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