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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번호판 발급수수료 `천차만별’ 익산 번호판 비싼데다 카르텔 의혹도
  • 김도현 기자
  • 등록 2017-11-08 12: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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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29,000원 전주 9,000원, 정부 고시 가격 없는 것이 원인

익산 4개 업체 연간 4억 원 넘는 매출, 가격은 똑 같이 받아


자동차 번호판 교부비용이 지역별로 최대 8.7배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산시는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 원주시(5,500원)에 비해 다섯 배가 넘는 29,000원을 받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황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양천갑)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지난 달 31일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자료에 따르면 일반 승용차에 부착하는 자동차 번호판 발급수수료는 강원 원주시가 5,500원으로 가장 저렴한 반면 경북 영양군은 48,000원으로 8.7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번호판 발급수수료는 강원도 원주시 5,500원, 대전광역시 6,400원, 대구광역시 6,700원, 서울특별시 6,800원, 광주광역시 7,100원 순으로 낮았다.


반면 경북 영양군이 48,000원으로 가장 비쌌고 이어 경남 함양군 40,000원, 경북 의성군 38,000원, 전북 남원시ㆍ경북 울진군 35,000원, 전북 무주군 33,000원 순이었다.


전북지역에서는 전주시가 9,000원으로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수료가 가장 비싼 남원시는 35,000원으로 두 지역 간 격차는 3.8배 차였다.


시군별 자동차 번호판 발급수수료는 전주시 9,000원, 김제시 10,500원, 완주군 13,000원, 군산시 21,000원, 정읍·고창·부안 22,000원, 임실군 24,000원, 진안·장수 25,000원, 순창군 27,000원, 익산시 29,000원 순으로 비싼 분포를 보였다. 그리고 남원시(3만5,000원)와 무주군(3만3,000원)이 3만 원이 넘는 금액을 받았다.


대도시에는 현재 자동차 번호판 제작ㆍ교부업체가 2~3개 지정돼 있지만 대부분의 지자체가 번호판 교부업무를 한 업체에 독점적으로 맡긴 것도 지역 간 가격 격차를 벌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도내 전주시는 번호판 발급과 부착을 대행업체 및 직영으로 하고 있으나 익산시는 나머지 타 시군은 대행업체를 선정하고 있었다.


익산시 차량등록소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직영과 대행을 겸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직영은 하지 않는다고 부인하면서 “익산시는 현재 4개 업체에 제작·부착 대행을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익산시가 밝힌 4개 제작 대행업체는 타 지자체가 특정업체에 대행을 맡기는 것에 비해 숫자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4개 제작 대행업체는 업체가 등록하면 시에서 허가하는 방식으로 선정됐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익산시 관계자는 번호판 가격 고가 논란에 대해 “차량 번호판 가격에 보조대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해명이다.


익산시내에서 운영 중인 4개 업체 가운데 두 개 업체는 번호판 21,000원+보조대 8,000원을 받고 있으며, 나머지 두 개 업체는 번호판 19,000원+보조대 10,000원을 받고 있다.


익산시의 설명대로 보조대가 포함되는 가격이라 하더라도 인근 전주시에 비해 현저히 비싼 것임을 알 수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번호판 부착시 업체는 번호판과 보조대가 포함된 가격을 안내할 뿐 보조대를 뺀 가격은 안내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번호판 가격은 인구가 적은 기초단체일수록 가격이 올라가고 인구가 많은 기초단체는 가격이 내려가는 구조이다. 이유는 수요대비 채산성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구 30만이 넘는 익산시지만 전주시보다 현격이 높고 군산시보다도 비싼 것은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이와 함께 번호판 가격은 정부고시 가격이 아니어서 임의 산정하고 있지만 익산시 4개 업체가 모두 약속이나 한 듯이 같은 가격을 받는 것은 카르텔 의심이 합리적으로 드는 대목이어서 익산시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시세가 비슷하거나 약한 기초단체와 비교해도 익산지역 번호판은 비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남 목포 16,000원, 여수 17,600원, 순천 18,000원, 충북 청주 10,000원, 강원 강릉 13,000원, 원주 21,483원, 경기 오산 10,000원의 분포를 보이고 있어 익산지역 번호판 가격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익산시 관계자에 따르면 익산지역은 연간 1만4천대가 넘는 차량 번호판이 신규 또는 이전으로 인해 부착되고 있다.


금액으로 치면 4억 원이 넘는 매출 가운데 상당부분은 함열 차량등록사업소에 인접한 업체가 위치 특성상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황희 의원은 “자동차 등록 대수 등 지역적 여건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자동차 번호판은 국가의 공기호인 만큼 시장 자율에 맡기기보다는 적정 수준의 수수료를 받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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