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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의 회식은 평안한가?
  • 편집국
  • 등록 2017-12-27 10: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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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은 / 익산여성의전화 회원


연말연시에는 이제 송년회다, 신년회다 하며 회식 모임으로 분주해지는 시기이다.직장 다니는 주변 지인들에게 물었다. 열심히 일한 그대들의 회식은 평안한가?


3년차 직장인 민우(가명)는 회식 때 2차를 가면 남자부하직원은 기쁨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띄우는 것은 당연하며 공장장 또는 임원급 상사 옆자리에 여성을 앉게 하지 않아 그 자리에서 대놓고 맞은 적도 있다고 했다.


회사나 조직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기성세대들의 잘못된 술자리 문화가 사회에 처음 진출하게 되는 2030청년들에게 물들지 않도록 각성하길 바란다. 자신의 자녀들이 미래에 자신과 같은 상사를 만나 훗날 겪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번이라도 하길 바란다.


6년차 직장인 지영(가명)은 종합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한다. 회식 때만 되면 의사(교수) 양옆에는 간호사들이 앉게 된다고 말했다. 무리하게 옆에 앉을 것을 강요당한다고 했다.


이전에 선배들도 겪었다는 분위기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참는다고 했다. 일부 한국 남성들은 성과 여성에 대한 이중 잣대를 갖고 있다. 집안의 여성인 어머니와 누나, 딸, 배우자는 ‘성녀(聖女)’다. 이들은 성(性)과 연관되어 생각해서도 안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가정 밖의 여성은 ‘성녀(性女)’다. 남성들의 성적인 욕망을 만족시켜주는 성욕의 대상이다. 그래서 직장 등에서 만나는 자신의 가정 외부의 여성들에게 성적인 농담을 건네거나 추근거리는 것을 남자다운 것으로 잘못 생각하는 남성들이 많다.


회식 때 술자리는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이다. 자신의 지위 계급을 이용하여 대접받는 문화가 사라져야 한다. 회사 밖 회식장소에서라도 위계질서를 내려놓고 서로를 존중하며 모두가 자유스럽고 편안한 자리가 되도록 올바른 술자리 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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