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勞而無功, 水落石出…명암교차 정유년
  • 김도현 기자
  • 등록 2017-12-27 12: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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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약진, 국가예산 최대 확보, 구도심 재생 희망

인구 30만 붕괴, 넥솔론 파산, 낭산 폐석산, 장점마을 집단 암발병


2017년 정유년(丁酉年)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지난 한 해 익산시와 시민은 무엇을 이루고 무엇을 아쉬워했을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익산출신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집권 여당 사무총장에 이춘석(익산갑 3선) 의원이 임명됐다. 그리고 장관급인 방통위원장에 이효성 씨가 임명되어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두 사람은 모두 황등 출신이어서 황등 일대는 이들 2인에 대한 축하 현수막으로 넘쳐났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무비서관으로 임명된 한병도 전 국회의원은 전병헌 정무수석 낙마로 후임에 임명됐다. 한 정무수석은 지난 17대 국회의원을 역임했으나 이후 줄곧 낙마해 야인 생활을 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정무수석으로 임명돼 화려한 부활을 했다.


2018년 국가예산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확보된 것도 빼 놓을 수 없다. 익산시 내년도 국가예산은 올해보다 218억원이 증액되어 6,721억원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내년도 익산시 예산이 처음으로 1조원이 넘는 1조800억원가량이 편성되었다.


쇠퇴일로에 있는 익산 구도심(중앙동 일대)에도 희망의 빛이 전해졌다. 국토부 도시재생 뉴딜사업 국가공모 최종 선정에서 중앙동 ‘역사가 문화로’(驛史街 文化路) 사업이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 사업은 국비 150억원 등 총 250억원이 오는 22년까지 투입될 예정이어서 중앙동 상인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명암은 교차했다. 노이무공(勞而無功) 힘은 기울였으나 성과는 없었다. 2017년 익산은 인구 30만이 무너진 해로 기록되게 됐다. 지난 11월 말을 기준으로 익산시 인구는 29만 9,948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호남의 3대 도시라는 시민의 자존심도 상처를 받게 됐다.


인구 30만 붕괴는 익산시의 구조적인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는 전국적인 현상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떠나가는 현상은 익산이라는 도시가 그들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어서 발생하는 것이어서 정책 입안자들과 정치권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부분이다.


이와 함께 안타까움을 더했던 것은 넥솔론이 문을 닫고 근로자들이 대거 거리로 내몰린 상황이다. 한 때 1천여명에 육박하고 익산시 전체 수출액의 10분의 1을 담당했던 국내 1위, 세계 8위의 우량기업이 대내외적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없이 무너졌다.


이로써 1천여명의 직원은 갈 곳이 없어졌지만 익산시 기업환경에는 이들 근로자들을 수용할 여건이 되지 못해 안타까움은 더 했다.


수락석출(水落石出)이라는 말이 있다. 물이 빠져서 밑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뜻으로  어떤 일의 전모(全貌)가 나중에 명백히 드러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낭산 폐 석산 지정폐기물 불법 매립과 함라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은 지난 시기 오랫동안 적폐가 드러나는 수락석출이었다. 이들 두 지역의 적폐는 업자와 공무원 그리고 정치권의 합작품이라는 데에 시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이로 인해 시민들은 심각한 건강권과 안전권을 위협받고 있다.


낭산 폐 석산 인근 토양은 오염되고 처리비용 또한 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함라 장점마을 주민들은 집단 암 발병으로 10여명이 넘게 사망하고 지금도 암으로 인한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는 이리역 폭발사고 40주년이 되는 해였다. 익산시는 40주기를 맞이하여 대규모 행사를 추진한 바 있지만 미래비전 제시에는 부족했다는 평가이다.


KTX 혁신도시역 신설 논란은 익산을 제외한 도내 타지역 정치권의 선거용 논란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은 진범이 잡혀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시민 A씨는 “정유년 한 해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 정치권의 약진과 내년 예산, 구도심 활성화에 희망을 만든 것은 평가할 일이다”며 “내년에는 지방선거가 있는 해이니만큼 익산의 미래를 위해서 누가 적임자인지 공부하는 시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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