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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숨결이 느껴지는 ‘웅포 입점리 고분전시관’
  • 편집국
  • 등록 2018-04-11 10: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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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봄기운에 따라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백제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익산시 웅포 입점리 고분전시관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1986년 입점리의 한 주민이 칡을 캐다가 우연히 금동제 모자를 발견해 알려지게 된 입점리 고분은 해발 240m의 함라산에서 금강변을 따라 뻗어 내린 산 능선에 자리잡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바로 그 해 8기의 고분을 조사했고 2년 뒤에는 사적 제347호로 지정된 이 지역에 대한 정비를 위해 주변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13기의 고분을 더 발견해 합계 21기의 고분이 확인됐다.


입점리 고분군의 유형은 수혈식석곽묘(구덩식돌관무덤) 11기, 횡구식석곽묘(앞트기식 돌곽무덤) 2기, 횡혈실석실분(굴식돌방무덤) 7기, 옹관묘(독무덤) 1기로 여러 가지 유형의 고분이 뒤섞여 나타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입점리 고분에서 대표적인 무덤은 86-1호분과 98-1호분이다. 다른 무덤들은 경사가 비교적 심한 산비탈에 자리 잡고 있어서 많이 훼손됐으나 1호분만은 비교적 잘 보존돼 있어 구조를 상세히 알 수 있다.


▲ 입점리 1호분 궁륭식으로 중앙세력과 밀접한 관계


<금동관대>


입점리 86-1호분은 경사면을 ‘ㄴ’자로 파고 자연괴석의 평평한 면으로 맞춰 벽을 쌓았으며 벽의 80㎝ 높이부터 널방 안쪽으로 네벽을 맞조이며 둥근천장(궁륭식)으로 만들어졌다.


시기는 5세기 중엽으로 추정되며 당시의 백제 중앙의 무덤양식과 같아 중앙세력과의 밀접한 관계를 가진 이 지역 최고의 세력으로 성장한 사람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고분 98-1호분은 수혈식석곽묘로 길이 3.2m, 폭1.4m로 돌곽이 다른 고분보다 훨씬 큰 것이 특징이다. 이 무덤에서도 금동제 귀걸이, 목걸이와 팔찌로 사용된 옥, 토기 등 많은 유물이 출토돼 입점리 고분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다.


▲ 출토유물과 국내외 교류


<금동제 신발>


86-1호분 출토유물은 금동제 관대, 금동제 관모, 금동제 신발, 은제 말띠드리개, 철제 마구류, 청자 네귀달린 항아리, 백제토기 등 다양한 종류의 유물이 출토됐다. 이중 금동관모와 금동신발은 일본의 후나야마 고분에서 비슷한 유물이 출토되어 일본과의 교류를 짐작케 하고 있다.


후나야마 고분이 6세기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므로 입점리 고분이 후나야마 고분보다 앞선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우리나라 안에서도 신라나 가야고분에서도 이와 비슷한 유물의 예가 많아 5세기경 백제의 활발한 교류와 함께 금강지역에 위치한 익산지역이 백제의 대외교류 창구역할을 담당했다는 사실을 추정하는데 뒷받침이 되고 있다.


특히 중국제 청자는 5세기경 중국에서 작위를 수여할 때 함께 내리던 품목으로 백제의 대외교류뿐만 아니라 익산지역의 정치세력이 독자적으로 중국과 교류를 하였을 가능성도 높여주고 있다.


▲ 옹관묘(독무덤)-어린아이 또는 두벌묻기


<무덤형식>


입점리고분에서 옹관묘는 단 1기만이 발견됐다. 옹관묘는 주검을 독(甕)이나 항아리(短頸臺)에 넣어서 땅을 파고 구덩이를 만들거나 독을 넣을 만큼 적당히 파서 묻는 무덤을 말한다. 청동기시대 이래로 이른 철기시대를 거쳐 한국의 남부지역에서는 오늘날까지도 남아있는 오랜 전통을 가진 무덤양식 가운데 하나다.


옹관묘 사용시기에 쓰인 토기는 대개 민무늬토기(無文土器)나 민무늬토기 계통의 적갈색 연질토기, 회색 삿무늬토기가 주로 사용되었다. 독의 크기로 보아 묻힌 사람은 어린아이나 혹은 두벌묻기(二次葬)의 방법으로 어른을 세골장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 이전되어 복원된 웅포리 고분 12기(백제무덤 5기, 청동기시대 무덤 7기)


<굴식 돌방무덤>


웅포리에서 발굴 백제무덤 5기는 2004년부터 2007까지 조사된 무덤으로 2007년 입점리 고분지역으로 이전 복원됐다. 고분의 형식은 굴식 돌방무덤 1기와 앞트기식 돌덧널무덤 4기이며 굴식돌방무덤은 웅진과 사비시대에 백제 지배계층의 무덤으로 사용됐고 앞트기식 돌덧널무덤은 구덩식돌덧널무덤에 굴식돌방무덤의 영향으로 축조된 무덤이다.


이 무덤들은 금강하류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익산 입점리 고분, 웅포리, 군산 산월리, 장성리에서 조사된 무덤들과 함께 금강 하류지역의 지배세력과 그들의 무덤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돌널무덤 또한 웅포리에서 발견된 청동기시대 돌널무덤으로 2004년 발굴되어 2005년 입점리 고분지역으로 이전 복원됐다. 이 돌널무덤은 풍화암반층을 파낸 후 판석모양의 돌을 세워 길이 130㎝ 폭 50㎝ 깊이 40㎝ 내외 크기로 널을 만들었다.


이는 익산 황등 율촌리고분, 망성 화산리유적, 군산 아동리유적, 서천 오석리유적의 돌덧널무덤과 함께 이 시대 청동기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무덤이다.


<입점리 고분군>


고분전시관 관람을 마치면 전시관 뒷산에 있는 고분군들을 돌아볼 수 있다. 이곳은 자연 속에서 관람로를 따라 고분군들을 보게 되면 마음의 평안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소담스런 아름다움을 주는 풍광을 갖고 있으며 특히 가족단위의 관람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더불어 주변에 웅포관광지, 최북단 차밭, 숭림사, 함라산, 성당포구 등이 둘레길로 연결돼 있어 역사문화 교육과 함께 즐기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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