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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마을 죽림(竹林) 그 길을 걷다
  • 편집국
  • 등록 2018-05-23 10: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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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수호신, 구룡마을 느티나무

최대 대나무 군락지, 구룡마을 대나무 숲


청동기 및 초기 철기문화를 기반으로 익산지역에 변화를 가져온 역사적 사건인 ‘준왕의 남하’는 바로 고도(古都) 익산의 시작을 알려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BC 194년 위만은 고조선의 준왕을 밀어내고 왕위를 차지했으며 왕위에서 밀린 준왕은 남하해서 한강 이남인 마한지역으로 내려와 한왕을 자처하고 그 지역을 지배했다고 기록돼 있다.


현재 그 위치가 익산시 금마면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미륵산 뒷자락에 위치한 구룡마을에는 과거 준왕이 쌓았다는 기준성이 남아있다. 그 뒤로도 금마는 백제시대 미륵사지 건립 등 마한·백제 역사의 중심지로 남아있다.


이처럼 마한과 백제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금마면의 구룡마을에는 ‘대나무 군락지’가 마을 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대나무’ 하면 대부분 전남 담양에 죽녹원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곳 구룡마을의 대나무 군락지는 한강이남 최대 규모의 군락지로서 면적만 5만㎡에 이르며 관광지로서의 모습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 마을의 수호신, 구룡마을 느티나무



마을에 들어서면 수호신처럼 마을을 지키고 있는 느티나무가 서있다. 그 늠름한 자태는 한눈에 봐도 그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듯하다. 이 나무는 익산에서 가장 오래된 보호수로서 수령은 300년이 넘었고 높이는 약 20m 둘레는 4.6m에 이른다.


나무 밑에는 평상을 마련해두어 마을주민들의 소통 공간으로 마을을 찾는 손님에게는 잠시 들러 갈 수 있는 쉼터로 이용이 되고 있다. 이제 마을에 들어섰지만 그 매력적인 자태에 압도되어 잠시 평상에 앉아 봄의 정취를 느껴본다.


▲ 최대 대나무 군락지. 구룡마을 대나무 숲



구룡마을의 대나무 숲은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대나무의 주요 수종인 왕대의 북방한계선에 위치해 그 생태적 가치가 상당히 높다.


과거에는 구룡마을에서 재배되는 대나무로 만든 죽제품을 이용하여 주민들의 주요 생계원이었지만 현재는 자연스러운 대나무 숲의 모습에 드라마 ‘추노’, 영화 ‘최종병기 활’ 등의 촬영지로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대나무 숲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가다보면 구룡마을의 또 다른 감상 포인트 돌담길이 있다. 제각각인듯하면서도 짜임새 있게 얹힌 기와와 돌멩이 사이사이 자리 잡은 이끼들이 고즈넉한 시골마을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며 주변 대나무 숲과의 어울림에 금세 마음까지 사로잡힌다.


돌담길을 벗 삼아 걷다보면 대나무 숲으로 통하는 입구가 나온다. 봄의 중턱에 찾아간 만큼 여름의 생동감은 찾을 수 없지만 신비로운 느낌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숲 안으로 발을 들여놓으면 빽빽한 대나무 숲 사이로 새들의 노랫소리가 소리가 들린다.



산책로는 대나무를 베어 길을 만들었기 때문에 자연과 더욱 어우러진 느낌을 준다. 숲은 치유의길, 명상의 길, 소통의 길로 나뉘어져 있으며 숲속의 공기를 마시며 걷다보면 속세를 떠나 풍류를 즐기는 선비가 된 듯 세상과 단절된 느낌을 준다.


길을 가다보면 있는 대나무 숲 안내도의 밑에는 “둘레길은 혼자보다 동행이 아름답습니다”라는 작은 안내 문구가 쓰여있다.


안내문의 말처럼 가정의 달이자 산책하기 좋은 5월에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전하고 있는 구룡마을 대나무 숲에서 올곧게 뻗어있는 대나무 내음을 맡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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