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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신 피로 시리즈] 1. 스트레스로 식욕 성욕 다 잃다

기사 등록 : 2018-10-17 09:59:00

편집국 iksan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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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 이재성 한의원 원장

 

40대 여자 ‘보살’ 님. 아이 초등학교 때까지는 세 가족 단란했다. 아이의 초등학교 성적이 좋았다. 초등학교 성적도 성적이냐며 무시하는 사람들 많았다. 하지만 ‘보살’ 님 부부는 아이의 성적을 늘 칭찬했다. 좋은 성적이 가족 행복을 샘물처럼 솟아나게 했다.


중학교 공부는 달랐다. 전쟁터였다. 모든 학생이 학원을 다녔다. 아이의 성적이 중상위에 머물렀다. 아이의 정신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학교 가기 싫다고도 했다. 학교 가면 자주 문제를 일으켰다.


더 큰 문제는 아빠의 굳은 얼굴이었다. 초등학교 때 예뻐하던 따뜻함이 아니었다. 아이의 모든 문제는 공부하기 싫은 놈의 핑계라며 화를 냈다.


‘보살’ 님도 멘붕이 왔다. 저녁이 오는 게 두려웠다. 저녁에 아이가 돌아오면 그 싸늘한 분위기가 반복된다. 불교 신자가 아니었는데 인터넷에 소문난 스님 방송을 자주 봤다.


‘보살’ 님과 똑같은 질문이 많았다. 답은 꼭 '당신 먼저 기도하라’ 였다. 인터넷 스님 말대로 ‘보살’ 님 스스로 돌아보기를 반복했다. ‘보살’ 님도 결국 아빠와 같은 마음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욕심을 버렸다. 저녁에도 웃을 수 있었다. 친구가 보살님 다 됐다고 했다.


정말로 욕심 버리고 보살 된 줄 알았는데 피로가 왔다. 아침에 일어나면 기운이 나지 않았다. 촥 가라 앉아 물멕인 솜처럼 무거웠다. 소화가 안됐다. 메슥거림도 생겼다. 성기능이 떨어졌다. 잠자리 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졌다.


내과 산부인과 갔다가 안 나아 대학병원 가정의학과를 갔다. 하루에 네 번 침 뱉어 오기 검사를 했다. 스테로이드라는 호르몬이 안 나와서 그런다 했다.


병명은 ‘부신 피로 증후군’이다. 부신은 신장 위에 모자처럼 씌워진 조그만 장기다. 엄지손톱만 하다. 여기서 스테로이드라는 호르몬이 나온다. ‘보살’님은 지금 스테로이드가 잘 안 나온다.


근데 원래 안 나온 게 아니다. 너무 많이 나오게 해서 고갈된 거다. 마음이 힘들 때 뇌가 열심히 움직여 치료한다. 마음이 힘들어 긴장된 몸을 풀어준다. 긴장이 풀어지면 밥맛이 돈다. 밥 잘 먹으면 힘이 난다. 잠까지 잘 자면 다음 날 새 기분 된다.


뇌가 몸의 긴장 풀게 할 때 사용하는 심부름꾼이 스테로이드다. 부신에게 스테로이드를 만들라고 시킨다. 스테로이드가 만들어지면 온 몸을 돌아다니면서 긴장 풀라고 외치고 다닌다.


스테로이드의 문제는 무한정 생산이 아니라는 것. 잠을 잘 자고, 잘 쉬어야 또 만들어진다. 지친 마음으로 잠 설치기 반복하면 스테로이드가 더 이상 안 나온다.


스테로이드가 안 나오면 소화가 안 된다. 소화제를 먹어도 그때뿐이다. 내시경 해도 정상이다. 그냥 위가 안 움직여서 체한다.


한의학이 쉽게 설명한 게 있다. 사람 몸의 소화를 솥에 비유했다. 불을 때서 밥 짓는 솥이다. 솥이 좋아야 밥이 잘 된다. 불도 잘 타야 밥이 된다. 솥이 안 좋아져 밥이 잘 안되는 게 위 문제다. 위 기능이 떨어지면 소화가 잘 안 된다.


불이 잘 안 타올라 밥이 안 되는 게 스테로이드 부족이다. 불이 잘 안 타면 위가 좋아도 밥이 안 된다. 스테로이드가 안 나오면 위가 아예 움직일 생각을 안 하니 소화가 안 된다.


솥이 안 좋을 때 쓰는 한약이 인삼이다. 스테로이드가 안 나올 때 쓰는 한약이 ‘부자’다. 요즘은 미국도 독일도 의사들이 인삼을 쓴다. 스테로이드 안 나와 소화 안 될 때 인삼을 쓴다고 한다. 그냥 인삼이 아니고 고려 인삼을 쓴다고 한다.


스테로이드 안 나오는 소화 장애에 인삼은 보조제다. 부자가 답이다. 부자는 전문 약품이다. 용량 조절이 중요하다. 신장 독성이 있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쓰지 못한다. 부자의 독성은 ‘수치’라는 과정으로 해결한다.


치료기간은 두 달에서 6개월 정도 된다. 아침 피로, 소화 불량, 성욕 바닥이 일제히 살아난다.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일시적으로 할머니 된 거라 생각하면 된다. 할머니들 보약 먹고 힘나서 움직이듯 보약 먹는 거다. 인삼 부자는 모두 중요한 보약들이다.


또 하나 쓸만한 보약이 있다. 감초다. 감초는 스테로이드 덩어리다. 감초를 달여서 물처럼 마시면 된다. 부신이 스테로이드를 만들어내게 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일단 모자란 스테로이드를 채워서 힘나게 한다. 일단 아침에 기운이 난다.


양약 스테로이드를 오래 먹으면 몸이 붓는다. 감초도 석 달 이상 먹으면 붓는다. 근데 감초는 끊는 순간 붓기가 없어진다. 양약은 몸에 오래 남는다. 양약처럼 부담스러워 하지 않아도 된다. 감초 먹다가 부으면 그때 끊어도 된다.


예방은 욕심 내려놓기다. 밥맛 떨어지기 전에 먼저 내려놓기다. 덩치 큰 나무보다 속이 텅 빈 대나무가 바람에 강하다 한다. 욕심을 내려놓아야 유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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