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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암 발병에도 무사안일한 익산시"
  • 문명균 기자
  • 등록 2018-12-12 10: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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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형택 익산시의원.   ⓒ익산투데이
▲ 임형택 익산시의원.   ⓒ익산투데이

 

80명 주민 가운데 15명이 사망, 11명이 암투병 중으로 집단 암 발병이 일어난 함라 장점마을 주민들이 익산시에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함라면은 익산에서도 가장 청정지역으로 꼽히는 곳인데 2001년 마을 인근에 비료공장 가동 이후부터 마을의 불행이 시작되었다.

 

가동 직후부터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했고 급기야 2002년 비료공장 사장은 5월까지 “공해방지시설을 설치하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조업을 폐쇄하겠다”고 각서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제대로 된 시설개선은 없었다.

 

주민들은 16년 내내 민원을 제기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공장이 2016년 9월까지 16년 동안 아무런 행정조치 한 번 없이 가동을 해왔는지 의문투성이다.

 

문제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현재는 원인규명을 위해 환경부 정밀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장점마을은 이 문제 발생 이전까지 주민들이 지하수를 음용수로 이용했는데 비료공장 아래 저수지에서 발암물질인 14종의 파물질과 벤조피렌a가 다량 검출되었기 때문에 이 물질들이 비료공장에서 배출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게 역학조사의 핵심이다.

 

대기배출시설은 매우 조잡한데다가 그 시설조차도 조작되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았다. 또 공정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는 전체 재활용하거나 외부로 몰래 방출한 것으로 보인다.

 

역학조사 과정에 전국에 비슷한 공정을 가진 업체를 수소문해봤지만 함라 장점마을 비료공장과 같은 유사 공정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최근에는 인과관계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해서는 폐업한 비료공장 시설을 가동시켜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진행중 에 있었다.

 

주민들과 익산시의회에서는 폐업한 비료회사를 매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지만 익산시는 응하지 않았고, 급기야 몇 차례 유찰되었던 경매에 갑자기 인수자가 나타났다.

 

장점마을 비료회사와 같은 계열사 비료회사로 경상북도 영천에 소재한 업체이다. 이 업체는 경매를 받자마자 익산시와 장점마을 주민들도 모르는 사이 핵심공정의 시설들을 철거하기 시작했고, 부랴부랴 주민들이 강력하게 막아서면서 일단 철거는 중지되었다.

 

익산시는 경매를 받은 비료회사에 역학조사 진행 중이므로 협조해달라는 공문 한 장 달랑 보냈다고 한다. 회사는 공문내용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사유재산에 대한 재산권 행사 운운하며 철거를 강행했고 이후에도 계속 철거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공장 땅 속에 불법폐기물이 다량 묻혀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땅 속 4m 이상 지점까지 새까만 흙을 파낼 때마다 심한 악취가 풍겨 머리가 띵하다. 또한 주민들이 1년 전부터 지하를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던 것으로 뒤늦게 굴착하게 된 것도 뒷북 행정의 전형이다.

 

익산시는 도대체가 무엇 하나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 없다.

 

익산시는 환경부 역학조사와는 별개로 어떤 폐기물이 얼마만큼 묻혀있는지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지금 당장 외부전문가로 조사팀을 꾸리고 용역을 발주하여 조사작업을 진행하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경매에서 낙찰 받은 회사는 지하에 묻힌 폐기물 처리 책임이 있다. 폐기물 성분과 양에 대한 완전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역학조사가 마무리되기 이전에는 비료공장의 설비는 절대로 철거되지 않도록 익산시는 현장을 보존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익산시장이나 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비상TF를 구성해야 한다.

 

담당부서장과 민간 관계자들에 일을 모두 떠넘겨둘 일이 아니다. 역학조사가 완전하게 마무리되어 결과가 나오고 주민들에 대한 보상 등이 최종 마무리될 때까지 비상TF를 운영해야 한다. 그것이 행정이 해야 할 마땅한 의무이자 책임이다.

 

사람이 외부적 요인에 의해 단 1명만 사망해도 보통 일이 아닌데 전국 최대 집단 암 발병에도 불구하고 익산시의 대응이 너무나 안일한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쪼록 더 이상 익산시가 뒷북행정, 방조행정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비상한 대책을 추진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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