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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은데 뺨… 5개 사립유치원 폐원 ‘왜’
  • 문명균 기자
  • 등록 2018-12-13 10: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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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교육지원청, “내년 신학기 10개 학급 증설, 수급 이상 없다”
60% 그친 중원률, 3년내 10% 이상 원아감소, 유치원비리 눈총 ‘접자’


“울고 싶은 데 뺨 때려 줬다” 익산지역 사립유치원 폐원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

전국에서 유치원 비리문제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폐원 신청을 한 유치원은 전국적으로 모두 70여개에 불과하다. 그런데 익산지역에서는 대거 5개 유치원이 폐원신청을 해 그 배경에 관심을 끌고 있다.

익산지역 폐원이 확정된 유치원은 예원(동산동 원아수 38), 참마음(부송동 원아수 88), 파랑(어양동 원아수 77) 등 3개 유치원으로 이들 유치원은 내년 신학기 이전인 2월까지만 운영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미래(동산동 원아수 110)와 리라자연(삼성동 원아수 38) 유치원도 폐원절차를 밟고 있다. 미래유치원은 학부모 동의서 절차를 마친 상태여서 폐원이 확정적이나 리라자연유치원은 아직까지 학부모 동의서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아직은 유동적이라는 것이 익산교육지원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익산지역 유치원의 폐원신청 쇄도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유치원 비리문제와는 궤를 달리한다는 것이 교육 관계자의 전언이다.

익산지역 33개 사립 유치원의 정원 충원률은 60% 정도에 그치고 있다. 많은 사립 유치원이 정원을 채우지 못해 경영난에 봉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2016년을 제외하고 매년 1개씩 유치원이 폐원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 수급계획도 거의 절망적인 상황이다. 익산교육지원청 관계자에 따르면 향후 3년간 원아 수 감소는 절벽 수준으로 2022년이 되면 3세에서 5세반 원아 수는 현재보다 1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익산시 인구는 지난 해 말 30만이 무너지고 최근에는 29만5천명 선도 무너졌다.

 

특히 일자리 부족으로 가임 연령층이 익산을 빠져나가고, 설사 결혼을 했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아 수 감소는 특단의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터진 유치원 비리문제는 사립유치원으로서는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익산교육지원청이 올해 실시한 유치원 감사결과를 보면 대상이 된 유치원 모두가 지적사항과 일부 소액의 환수 조치가 있었지만 이는 비리라기보다 단순 회계실수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익산지역 유치원의 폐원 신청 속출이 이어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정원의 60%에 그치는 충원률로 인한 경영난에 설상가상으로 향후 3년 이내 10% 이상의 원아 수 감소 예상이라는 현실, 그리고 최근 유치원 비리문제로 사회적 눈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결국은 폐원이라는 극단의 선택지로 몰리게 된 것이다.

익산교육지원청은 유치원 폐원신청이 줄을 잇자 병설유치원에 대한 증설계획을 내놨다. 내년 신학기부터 10개 학급을 증설하고 향후 상황을 보아가며 추가 증설 계획도 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증설이 확정된 초등 병설유치원은 익산초(어양동) 3학급, 이리부송초 3학급, 옥야초(동산동) 2학급, 동남초(동산동) 1학급, 동산초 1학급 등 모두 10개 학급이다. 이와 함께 공립단설인 익산맑은샘유치원(구 영만초 공립단설)도 내년 신학기 6학급 규모로 원아 모집에 들어가게 된다.

익산교육지원청은 이들 학교에 대한 증설계획과 함께 학부모 지원안내를 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익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현재 10개 학급 증설과 공립단설 6학급이 모집에 들어가고 기존 유치원의 충원률이 60% 정도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유치원 폐원으로 인한 원아 취원 문제는 크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며, “향후 유치원 폐원 신청이 추가로 이뤄진다면 이에 따른 수급계획을 마련하고 있지만 아직 이를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폐원 신청을 한 유치원 원아들과 학부모들은 유치원 이원에 따른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이에 따른 교육당국의 각별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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