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20년간 복원한 미륵사지석탑…“원형과 다르다”
  • 문명균 기자
  • 등록 2019-03-22 10:45:00
  • 수정 2019-03-25 15:25:57

기사수정

공개 앞둔 시점…부실복원 수면위로
사전 검토 제대로 안해 일관성 없어
축석 방식 변경 붕괴 가능성 우려도

 ▲ 미륵사지 석탑 복원전 원형(좌측), 복원 후.   ⓒ익산투데이
▲ 미륵사지 석탑 복원전 동측 원형(좌측)과 복원 후 동측.   ⓒ익산투데이

 

국보 11호인 익산 미륵사지석탑이 20년에 걸친 복원을 마무리하고 내달 공개를 앞둔 시점에서 그동안 복원작업이 일관성 없이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미륵사지 석탑이 원형과는 다른 모습으로 복원이 이뤄졌다는 감사원 결과가 나와 충격이 더해지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21일 국가지정문화재 보수복원사업 추진실태 감사를 벌인 결과 “문화재청이 익산의 미륵사지석탑을 보수정비하면서 원형대로 복원하기 위한 사전 검토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 결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석탑인 미륵사지석탑의 상하부 내부 형태가 원형과 달리 층별로 달라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축석 방식을 변경하면서 안전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아 구조적으로 불안정해 향후 붕괴 가능성에 대한 우려마저 나왔다.

 

지난 1998년 시작된 미륵사지석탑의 보수정비는 총 225억원이 투입됐고, 20년간의 보수작업 끝에 최근 마무리돼 내달 일반에게 공개를 앞두고 있다.

 

 ▲ 감사원 자료.   ⓒ익산투데이
▲ 감사원 자료.   ⓒ익산투데이

 

미륵사지 석탑을 해체할 당시 탑의 몸체에 해당하는 ‘적심’(석탑 내부에 돌과 흙을 쌓아 올려 탑의 몸체를 구성하는 부분)은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석재들로 쌓여 있었고 사이의 틈은 흙으로 채운 형태였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기존 적심부 석재들의 일정하지 않은 모양과 품질 저하를 이유로 적심석 대부분(97.6%)을 직사각형 모양의 새로운 석재로 교체해 반듯하게 쌓기로 계획했다.

 

이후 석탑의 2층 적심부까지 새로운 석재 가공작업을 진행하다가 2016년 초 원래의 축석 방식과 부재를 보존한다는 이유로 당초 설계와 달리 3층 이상의 적심에 대해선 기존 부재를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로 인해 석탑 상하부의 내부 적심이 다른 형태로 축석되는 등 일관성이 없는 방식으로 복원됐다.

 

 ▲ 감사원 자료.   ⓒ익산투데이
▲ 감사원 자료.   ⓒ익산투데이

 

문화재청은 특히 축석 방식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구조적 안정성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적심은 석탑 구조의 안정성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구조 계산 등을 거친 후 설계도서를 마련해 시공해야 하는데도 설계도서 없이 탑을 쌓아 올렸다.

 

문화재청은 또 3층 이상 적심부의 틈을 채우기 위한 충전재를 황토를 배합한 ‘무기바인더’(무기질 접착제)로 변경하면서 자문 등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보수 전 미륵사지 석탑의 붕괴 원인 중 토사 유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을 감안하면 성능이 낮은 황토를 배합한 충전재를 선택한 것은 잘못됐다는 것.

 

 ▲ 감사원 자료.   ⓒ익산투데이
▲ 감사원 자료.   ⓒ익산투데이

 

감사원은 문화재청장에게 “석탑 복원에 도입한 축석 방식이 틈을 유발해 구조적으로 불안정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구조 안정성 검증 후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 방안을 검토하라”고 통보했다.

 

더불어 “앞으로 축석 방식 보존과 기존 부재 재사용 가능 여부 등을 검토하고 실측설계도서 없이 문화재를 수리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석탑 1, 2층은 당초 설계대로 대부분 새로운 석재를 사용했으나 전문가 자문과 문화재위원회 검토 결과 새로운 석재가 과다하게 들어가고 기존 적심석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3층 이상부터 옛 석재를 재활용해 보수했다”고 밝혔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