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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를 세계 유일의 글로벌 개벽대학으로 만들 터”
  • 문명균 기자
  • 등록 2019-04-17 09:34:00
  • 수정 2019-04-17 09: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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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맹수 원광대학교 총장 취임 100일 인터뷰

원광대, 익산만의 대학이 아니라 전북의 대학
성적뿐 아니라 창의성·도덕성 갖춘 학생 길러
`홀로그램융복합연구소`를 교책연구소로 설립
학생중심 대학경영 위해 학생회와 소통·협력

 ▲ 박맹수 원광대학교 총장.   ⓒ익산투데이
▲ 박맹수 원광대학교 총장.   ⓒ익산투데이

 

-취임 100일을 맞이하셨습니다. 그간 많이 바쁘셨는데 소회는 어떠하신지요.

“날마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보냈습니다. 그 중에서도 지난 해 12월 23일 취임 이후 지금까지 재학생, 교수, 직원 등 교내 구성원과 더불어 동문회, 지역사회 인사, 조직, 기업 CEO 등 수많은 분들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덕분에 몸살도 나기도 했습니다만, 제가 만난 모든 분들은 원광대학교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제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높았습니다. 그래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동시에, 원광대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그분들과 함께 우리대학이 마주하고 있는 복잡하고 쉽지 않은 문제들을 함께 고민해 간다면, 쌓여 있는 문젯거리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갈 수 있겠다는 믿음과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나아가 원광대를 익산만의 대학이 아니라 전북의 대학, 나아가서는 세계적인 글로벌대학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취임하면서 ‘사람 중심의 소통’, ‘세계로 향하는 변화’, ‘글로벌 마인드로 도약’ 등 세 가지를 강조하셨는데요.

“첫째 사람 중심의 소통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원광대학교는 한국의 4대종교의 하나인 ‘개벽종교’ 원불교가 세운 대학입니다. 따라서 저는 ‘처처불상 사사불공(處處佛像 事事佛供), 곧 모든 사람이 부처님이니 모두를 부처로 모시는’ 원불교의 가르침을 본받아 실천하는 리더가 되고자 합니다. 총장으로서 인연을 맺는 모든 분들을 부처님으로 모시는 마음. 즉, `섬김`의 자세로 대하고자 합니다. 바로 이런 자세가 `사람 중심의 소통`의 기본이라고 말하고 있겠지요. 이러한 소통을 통해 원광대학이 현재 당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와 갈등을 치유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다음으로, 세계로 향하는 변화입니다. 21세기 한국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하나의 사회와 문화에만 속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나라와 하나의 마을처럼 더불어 사는 `지구촌`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사람과 정보, 상품이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드나드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학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야 합니다. 저는 그것을 `세계로 향하는 변화`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변화의 흐름을 잘 파악하여 그 흐름을 탈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셋째, 이렇게 세계를 무대로 우리의 역량을 펼치고자 한다면, 우리와 다른 문화, 언어, 생각 등을 인정하는 `다원주의`적 사고를 가져야 합니다. 서로 다른 차이를 존중하면서 공통의 가치를 함께 창출해가는 사고방식을 저는 `글로벌 마인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원광대학교의 구성원들이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원광대학이 세계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원광대를 세계 유일의 글로벌 대학으로 육성시킨다는 꿈을 갖고 계시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지요.

 

“먼저 `세계 유일`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남이 하지 않는 것을 하면 그것이 바로 유일한 것입니다. 우리 원광대학교는 세계 그 어느 대학도 하지 않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개벽의 꿈’입니다.
`개벽`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차원, 새로운 세상을 연다`는 뜻으로, 그 정신은 1860년에 ‘사람이 하늘이다’를 주장한 `동학`에서 시작되어 1894년 동학농민혁명으로 이어졌고, 다시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기치로 1916년에 개교한 ‘원불교’로 이어졌습니다. 원광대는 원불교의 개벽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서 세워진 대학입니다. 그래서 저는 원광대를 글로벌 개벽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개벽의 일꾼을 양성하고자 합니다.
예컨대,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오늘날은 지식의 암기나 축적보다는 문제해결능력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한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융복합적 능력을 갖추어 다름 사람들과 널리 소통할 수 있는 열린 인재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융복합적 사고가 가능한 젊은이들을 저는 21세기의 개벽의 일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대학에서는 성적뿐만 아니라 창의성이나 도덕성을 갖춘 학생을 기르는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도의실천 인증제, 후마니타스 장학사업, 글로벌 인문학강좌, 개벽포럼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 박맹수 원광대학교 총장.   ⓒ익산투데이
▲ 박맹수 원광대학교 총장.   ⓒ익산투데이

 

-국내 및 도내 다른 대학과 차별화를 갖고 대학경영을 하시기 위한 총장님만의 대학경영 방침은 무엇인지요.

 

“첫째 소통에 역점을 둔 경영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아주 단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나라입니다. 특히 지난 2016년의 촛불혁명은 한국인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줌으로써 전 세계인을 놀라게 한 바 있습니다. 저는 우리 대학 구성원들도 모두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모두와 직접 만나 대화하고 토론하는 ‘소통’에 역점을 둔 경영을 펼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학과별 교수간담회, 부서별 직원 간담회 정례화를 통해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둘째 현장을 찾아가는 경영입니다. 저는 평소 ‘답은 현장에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취임이후 지금까지 매일 아침 1시간 정도 일찍 출근하여 대학의 각 건물을 순회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에는 현장 미팅도 자주합니다. 뿐만 아니라, 점심시간이나 퇴근 시간을 활용해서 평소 들리기 어려운 ‘사각지대’ 도 방문해서 무엇이 문제인가를 살펴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지난 2주 전에는 퇴근시간에 승용차를 타고 가다가 정문 옆에 학생들이 많이 모여 있어서 무슨 일인지 살피려고 내렸습니다. 그랬더니 귀금속공예과 학생들이 새학기를 맞이하여 ‘고사’를 지내고 있더군요. 그래서 저도 참여해서 고사상에 금일봉을 전했습니다. 학생들이 뜻밖에 총장이 참석하게 되니 한편으로는 놀라고 한편으로 몹시 기뻐하는 모습에 저도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셋째 데이터(수치, 통계, 근거자료)에 근거한 경영입니다. 하나만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지금 모든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신입생 모집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사립대학의 경우는 신입생 모집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고, 학생들이 지원을 기피하는 학과는 폐지하거나 다른 학과로 통합할 수밖에 없어요. 그럴 때 폐지되는 학과 학생들이나 교수들은 당연히 반대할 수밖에 없지요. 이런 경우에 필요한 것이 바로 데이터입니다. 구체적인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야만  대화의 물꼬를 틀수 있어요.  
넷째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경영입니다. 
대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호흡을 같이 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대학의 살아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원광대학과 익산지역의 인문학적 특징을 알아야 합니다. 원광대는 동학에서 시작된 `개벽사상`을 이어받은 원불교를 바탕으로 세운 대학입니다.
이와 더불어 원광대학교에서는 익산시민과 전북도민의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획도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첨단과학기술과 인간이 필요로 하는 문화를 결합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홀로그램`입니다. `홀로그램융복합연구소`를 교책연구소로 설립했으며, 이를 통해 원광대학과 익산지역이 공생하는 관계를 맺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비롯한 새만금 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것입니다. 지난 1월 29일 정부가 `새만금 국제공항 사업`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면제함으로써 본격적인 건설에 돌입했습니다. 전라북도 지역에 국제공항이 들어서게 되면 세계로 가는 문호가 열리게 되는 것입니다. 원광대는 이 사업에 적극 참여해 세계로 향하는 변화에 한 발짝 가까워질 것입니다" 
 
-학령인구 감소, 대학구조조정 등, 우리나라 대학 환경이 더욱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있으신가요.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에 따라 학령인구가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이외에도 취업난과 대학 서열화 때문에 지방대 학생들의 중도 탈락 및 수도권대학으로의 편입 등으로 인해 재정 악화의 가속화뿐만 아니라, 대학의 전체적인 위기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위기를 돌파하는 방안으로 `재정 건전화 위원회`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재정 건전화 위원회`를 통해 현재 교내 각 부서에서 사용하고 있는 예산들을 원점에서 세세하게 검토하려고 합니다. 우선, 우리대학 각 부서들의 지출 내역을 살펴보고, 예산 낭비가 되거나 중복 또는 충돌되고 있는 부분을 찾아보는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나타난 부분의 지출을 최소화함으로써 적자를 최대한 줄이고자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재정의 안정과 앞으로의 미래 발전을 위해 이 재정 건전화 노력을 확대하는 `원광미래혁신위원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위원회는 대학 구성원뿐 아니라 외부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고 주도해 운영 상황을 직접 진단해서 미래발전 전략을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신설될 예정입니다.
또한 `원광미래혁신위원회`는 4차 산업혁명과 융·복합 기술 등 산업 구조의 가변성 증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교육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학 재정을 포함한 교육, 연구, 국제화 등 모든 분야를 앞서 말한 `글로벌 개벽대학`의 이념에 맞추는 역할을 담당해 우리대학 발전을 위해 운영될 것입니다.
`재정 건전화 위원회`부터 `원광미래혁신위원회`까지 재정 안정화를 이뤄 우리대학의 지속적인 발전을 뒷받침하고자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해 갈 계획입니다“

 

 ▲ 박맹수 원광대학교 총장이 지난 16일 교내 도서관 앞에서 수시시험을 앞둔 재학생들에게 간식을 나누어 주고 있다.   ⓒ익산투데이
▲ 박맹수 원광대학교 총장이 지난 16일 교내 도서관 앞에서 수시시험을 앞둔 재학생들에게 간식을 나누어 주고 있다.   ⓒ익산투데이

 

-평소 생각하시는 리더십과 구성원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한 계획은 무엇인가요.

 

“우리 원광대학교는 부속병원을 포함해서 교직원이 3천, 재학생이 2만, 졸업생이 15만 정도 있습니다. 이 분들과의 소통과 협력이 중요합니다. 먼저 교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연수 프로그램을 전면적으로 혁신하고 강화할 예정입니다. 40명 단위로 묶어서 1박 2일의 연수프로그램을 통해 시대의 변화와 원광 대학의 강점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입니다. 다음으로 학생중심의 대학경영을 위해 학생회와의 대화에도 힘을 쏟을 예정입니다. 셋째로 15만 동문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 지고 있습니다. 동문들과의 소통을 위한 채널을 다양하게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끝으로, 원광대학교의 건학이념에 공감하고 원광대가 글로벌 개벽대학이 되도록 기도해주시고 성원해 주시는 지역사회의 여러 인사들과도 자주 만나 소통할 것입니다”

 

-제13대 총장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으시다면.

 

“무엇보다도 안팎의 위기를 극복해서 원광대를 지속가능한 대학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길은 바로 대학경영에 필요한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입니다. 저는 첫째는 예산절감, 둘째는 정부 및 지자체로부터의 재정지원사업 수주확대, 셋째는 발전기금 확충 등 세 가지 방법으로 재정 확보를 이루고자 합니다.
이렇게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기반 위에서 원광대학교를 세계 유일의 글로벌 개벽대학으로 만들 것입니다. 현재 교책연구기관인 원불교사상연구원은 한국연구재단 지원 아래, 원광대학교만이 수행할 수 있는 ‘개벽학’이라는 새로운 인문학을 세계를 향해 발신하기 위해서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저는 원광대의 학풍을 새롭게 디자인할 뿐만 아니라 ‘개벽학’을 21세기 한국학으로써 세계로 수출하고자 합니다“


-원불교 교무로서 대학의 근본인 ‘원불교’ 이념에 대해 잘 알고 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원불교를 창시한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의 언행이 수록돼 있는 「대종경」에는 `현실이라는 살아있는 경전이야말로 가장 큰 경전이다`고 적혀 있습니다. 여기서 경전이란 `위대한 성인이나 선각자들이 교훈을 줄 수 있는 내용이 담긴 글`을 말하며, 흔히 우리는 그것을 글자로 써진 책으로만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회는 그 책에 대한 지식의 습득력을 통해서만 평가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개벽을 이룬 사람들은 책에 연연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남긴 글에는 죽은 지식이 아닌 산 경험이 담겨 있습니다. 신라시대의 화랑은 전국을 떠돌며 지혜와 덕성을 닦았고, 유학을 창시한 공자는 10여 년 동안 중국을 주유했습니다. 또한, 동학을 창시한 최제우도 20여 년 동안 한반도를 유랑하는 등 각자 평생을 돌아다녔습니다. 이런 경험들은 각자 「성찰」, 「논어」, 「동경대전」으로 남았으며, 현실에서 찾은 배움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박중빈 대종사의 가르침을 인용해 우리가 딛고 살아가는 현실 그 자체가 가장 큰 경전이며, 그 속에서 배움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원광의 학우 여러분들도 책이나 인터넷 정보에만 의존하지 않고, 현실과 현장으로 나가서 시대가 요구하는 지식과 통찰을 연마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에 하시고 싶은 말씀은.

 

“올해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 사회에서는 `개벽`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다음 단계로서 ‘개벽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입니다. 촛불혁명 이후의 한국사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를 리드하고 있는 것이 원광대학교입니다. 개벽사상 한일공동학술대회, 개벽학연구회, 개벽학당, 개벽포럼 등은 20세기와는 다른 문명의 패러다임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진보의 삶의 양식에서 순환의 삶의 양식으로의 전환이고, 성과 속이 어우러진 성속합작의 사회입니다. 이러한 원광대의 창조적 도전을 지역주민 여러분께서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애정 있게 격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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