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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철도지원조례…특정단체 염두에 두었나
  • 문명균 기자
  • 등록 2019-09-04 12:56:00
  • 수정 2019-09-04 13: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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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의회 지원조례 부결, 보조금 받게 될 단체 순수성 문제제기
총 5억원 매년 1억원씩 지원계획, 친 정헌율 특정 단체 염두 의심
김용균 의원 발의에 집행부가 해야 할 일, 정 시장 유감표명도 논란

 ▲ `익산시 철도산업 활성화 지원조례안`을 발의한 김용균 시의원.    ⓒ익산투데이
▲ `익산시 철도산업 활성화 지원조례안`을 발의한 김용균 시의원.    ⓒ익산투데이

익산시의회에서 부결된 ‘익산시 철도산업 활성화 지원조례안’이 특정단체 지원을 염두에 두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집행부가 발의할 조례를 시의회 의원이 발의한 배경에도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산시의회 보건복지위는 지난 달 26일부터 이달 3일까지 열린 임시회에서 김용균(무소속) 의원이 제출한 ‘익산시 철도산업 지원 조례안’을 투표 끝에 6대 2로 부결처리 했다.


부결 배경에는 표면상 철도산업기본법에서 정한 ‘익산시 철도정책포럼’이 있는데 활성화 되지 않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지원조례의 필요성이 있느냐는 것.


그러나 그 이면에는 특정 유라시아철도 관련 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이 조례안을 발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이번 조례안 발의가 익산시가 아닌 시의회 의원이 발의한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원 조례안 제3조에는 철도산업의 활성화를 위하여 ▲철도산업 관련회의 및 행사개최 ▲철도산업 관련 홍보·사업유치 활동 ▲철도산업 관련 국내외 자료수집 및 학술·학회 등 국내외 교류활동 ▲그밖에 철도산업 활성화를 위하여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사업을 수행하고, 제4조에는 이에 대한 필요 경비를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익산시 철도산업 활성화 지원 조례안 비용추계서’에는 총 5억원의 익산시 예산을 1차 년도부터 5차 년도까지 매년 1억원씩 지원하는 안을 담고 있다.


익산시의회 보건복지위는 이 안에 대해 전체 위원 8명이 참여한 가운데 투표를 해 6대  2로 부결처리 했다.


부결 배경에는 최근 유라시아철도 관련 단체로 친 정헌율 시장 색채를 보이는 단체가 작용했다는 전언이 흘러나오고 있다.


사)익산유라시아철도범시민추진위는 오는 7일 익산역 광장 특설무대에서 ‘유라시아철도 시발역 기원 문화공연 및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런데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 1천만 원 가운데 익산시가 900만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100만원은 자부담 형태로 행사를 진행하게 했다.


유라시아철도 추진과 관련 지금까지 여러 차례 유사 행사가 진행되어 왔다.


이에 대해 이번에 자금을 지원하는 해당 과는 “이전에 치러진 행사 관련 지원은 아는 바가 없으며 900만원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다”며 “이 행사는 지난 6월 공모과정을 거쳐 7월에 확정된 정상적인 집행”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특정단체가 지금까지 익산역 일원에서 개최한 행사경비를 모두 자부담했으리라고 생각하는 이는 드물다.


이에 따라 이런 유사 행사에 익산시 예산이 투입되었는지를 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지원조례안이 부결되자 지원대상이 되는 단체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단체 간부는 페이스북에 “회비 걷어 플랑도 만들고 홍보도 하고 자기 일들 뒤로하면서 여기까지 왔다”며 박철원 보건복지위원장은 자신의 소속 단체 모욕을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박철원 보건복지위원장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례통과로 보조금을 받게 될 단체의 순수성 때문에 잠시 미뤄진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밝힌 바 있어, 단체 간부의 사과 요구는 여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익산시의회 의원이 조례를 발의한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통상 이러한 형태의 조례는 집행부인 익산시가 발의하고 익산시의회는 이를 심의하는 것이 상식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의원이 발의하는 형태를 보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집행부와 발의 의원 간 교감이 있었지 않느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헌율 시장은 이번 조례안이 부결되자 지난 2일 오전 열린 간부회의에서 유감을 표명하며 유라시아 철도 거점도시 구축을 위해 정당과 이해관계를 떠나 초당적인 협력을 강조했다.


정헌율 시장은 이와 함께 “이번 ‘익산시 철도산업 활성화 지원조례안’ 부결로, 익산의 핵심산업인 철도를 기반으로 한 유라시아 철도 거점도시 구축을 위해 적극 나서서 뛰고 있는 시민들에 대한 뒷받침을 제대로 못해주고 있는 것 같다”며 밝혔다.


이는 집행부와 발의 의원 간 모종의 교감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조례안이 집행부가 발의해 부결된 것이라면 유감을 표명할 수 있지만, 의원이 발의해 부결된 사안에 대해 집행부 수장이 유감을 표명한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시민 김모 씨는 “유라시아철도 익산 시발역은 익산시민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바이다. 그러나 이를 소재로 단체를 만들어 막대한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고, 나아가 특정 정치인의 세력을 확장하는 수단으로 변질된다면 이를 환영할 익산시민은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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