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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마을…정치권 `사후약방문` 사과행렬
  • 문명균 기자
  • 등록 2019-11-27 13: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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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십 수 년 고통 호소했을 때 강 건너 불 보듯
환경부 발표나자 너도나도 사과, 국회의원은 공식입장 무

 

 ▲ 익산을 지역구로 둔 전라북도의원들과 익산시의원들이 지난 18일 19일 연이어 장점마을 암 발병 사태 결과에 따라 주민들의 피해 구제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익산투데이
▲ 익산을 지역구로 둔 전라북도의원들과 익산시의원들이 지난 18일 19일 연이어 장점마을 암 발병 사태 결과에 따라 주민들의 피해 구제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익산투데이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주민들의 집단 암 발병이 인근 비료공장으로 인한 참사로 밝혀졌다.

그동안 주민들은 정치권과 행정기관 등 곳곳에 고통을 호소했지만 쇠귀에 경 읽기에 지나지 않았다고 토로하고 있다.


장점마을 사태 원인이 명확해지면서 정치권의 사과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지역 주민들과 시민들은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하고 이제야 뒷북 사과에 나서냐며 질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익산시는 지난 18일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에 대한 환경부 발표와 관련해 정헌율 시장의 사과와 더불어 주민들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할 것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주민들의 사후관리와 관련 주민 1명씩 관리카드를 만들어 필요한 것을 밀착 지원하는 개별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18일 익산을 지역구로 한 4명의 도의원들이 장점마을에 대한 피해구제를 촉구했다. 김정수·김대오·김기영·최영규 전북도의원은 “정부와 전북도, 익산시는 장점마을 주민들의 피해를 인재로 규정하고 정신적·육체적 피해에 대해 확실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작은 시골 마을에서 선량하게 살아가던 주민들이 행정의 무능함, 업자의 그릇된 욕망, 제도적 허점으로 죽음에 내몰렸다"며 "주민들이 겪는 엄청난 고통은 그 무엇으로도 위로될 수 없겠지만 아픔을 공감하고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것이라면 행정이 발 벗고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19일 익산시의회도 장점마을 사태 관련 성명서를 발표하고 익산시의 책임 있는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익산시의회는 “장점마을 주민들의 집단 암 발병 원인이 금강농산에서 배출한 유해물질 때문이라는 환경부의 공식발표에 사죄와 위로의 말을 전한다”면서 “환경부, 전라북도, 익산시는 그동안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했던 행정의 무책임함을 인정하고 장점마을 주민들에게 진정한 반성과 함께 장점마을 주민들이 겪어야 했던 정신적·육체적 피해에 대한 확실한 보상 및 재발방지 대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살기 좋고 평화롭던 장점마을의 옛 모습과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다시 되찾을 때까지 사태 해결에 앞장서서 노력하겠다”며 “정부와 전라북도, 익산시는 장점마을 사태에 대한 책임규명과 주민피해 사후관리 및 환경관련 인허가 절차 수행과정과 지도감독의 투명성을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지난 20일에는 전북도의회 김정수·최영규 의원이 세종시 환경부 정문 앞에서 1인 피켓시위를 벌이며 장점마을 주민들의 정신적·육체적 피해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요구함과 동시에 책임 규명 등을 촉구했다.


이렇듯 지역 정치권들은 지난 14일 장점마을 암 발병에 대한 인과관계 결과가 나오자 약속이라고 한 듯이 성명서와 기자회견 등이 이어졌다.


그러나 지역 국회의원인 이춘석, 조배숙 의원은 이와 관련 별다른 사과가 없다.


이춘석 의원은 환경부 발표 후 지방 일간지에 칼럼을 게재하는 방식으로 사과 형식을 취했다.


조배숙 의원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


이와 같이 정치권의 사과 발언과 함께 행정을 질타하는 발언이 나오자 시민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시민 A씨는 “행정도 행정이지만 시민의 공복을 자처하는 정치인들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돌아보길 바란다”며 “문제가 발생한 지난 10여년 동안 장점마을을 찾아 문제를 살피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선 정치인이 몇이나 되는지 따져 볼 일이다”고 강력 비판했다.


장점마을 민간협의회에서 활동한 정의당 권태홍 사무총장은 "선출직인 정치인들의 경우 시민들의 행복을 약속하고 당선이 된 것으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연구, 경청 등이 필요한데 전체적으로 소극적인 대응에 안타깝다"며 "장점마을의 경우 연세들도 많고, 문제도 복잡해 보이는 등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이는데 정치라는 게 오히려 이런 사각지역에 서서 스스로 문제를 풀어가야한다. 정치인들이 제일 먼저 가야할 곳이 장점마을과 같은 지역으로 이번 기회에 생각이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지금 시점에서는 과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장점마을에 대한 대처를 어떻게 할 것인지. 비슷한 유형의 민원이 들어왔을 때 현재의 행정 대처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행정은 주민들 민원에 대한 처리능력이 어떤지 이번 일로 여실히 보여줬다. 앞으로는 행정의 태도 변화와 정치인들이 주민들의 입장에 서서 자신들의 이익보다는 행복이라는 관점에서 정치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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