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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한교육문화회관이 어때서? 명칭변경 논란
  • 문명균 기자
  • 등록 2020-05-22 20:32:00
  • 수정 2020-05-29 13: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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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의회, 교육청 직속기관 명칭변경 조례 의결

8개 기관 변경시 예산 8억 소요, 뜬금없는 예산낭비


 ▲ 익산시 마동에 위치한 `마한교육문화회관`.   ⓒ익산투데이
▲ 익산시 마동에 위치한 `마한교육문화회관`.   ⓒ익산투데이

 

익산시 마동에 위치한 마한교육문화회관과 춘포에 있는 전라북도유아교육진흥원이 뜬금없는 명칭변경으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처지에 놓이면서 비판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전라북도의회 진형석 의원(교육위원회)은 지난해 전라북도교육청 8개 직속기관 명칭에 대해 교육청 설치·운영기관임이 적시되지 않아 이용자의 혼란이 있어 명칭을 변경해 교육수요자의 편의를 제공한다는 골자로 개정조례안을 제안해 본회의를 통과했다.

전라북도교육청 6개 직속기관(전라북도교육연수원, 전라북도과학교육원, 전라북도교육연구정보원, 전라북도학생수련원, 전라북도학생해양수련원, 전라북도유아교육진흥원)에 대해 ‘전라북도’ 대신 ‘전라북도교육청’으로 변경하자는 것.

이와 함께 2곳의 ‘전북교육문화회관’과 ‘마한교육문화회관’의 명칭이 설립돼 있는 지역에 맞게 각각 ‘전주교육문화회관’, ‘익산교육문화회관’으로 바꾸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수차례 반대했지만, 도의회는 의원 발의 한 번으로 도교육청의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한 이들 기관의 명칭변경으로 인한 현판, 각종서식 등의 교체에 8억원이 넘는 예산이 소요됨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안건이 본회의를 통과하자 도교육청은 의회에서 의결·이송된 직속기관 명칭변경 관련 조례가 교육감 권한침해 등의 사유가 발생한다고 반발하며, 이달 전라북도의회에 조례안 재의요구서를 송부할 예정이다.

도의회 의결이 현실화 되면 20년 이상 사용해오던 마한교육문화회관은 마한·백제 문화권에 살고 있는 익산 시민의 자존심과도 같은 명칭이자 그동안 단 한 번의 민원이 발생하지 않은 명칭을 변경해야 해 오히려 시민들에게 혼란만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익산 시민 A씨는 “익산에 살면서 마한이라는 명칭은 정감이 가는 동시에 익산에 대한 품격을 높여주는 명칭이다”면서 “전라북도의회는 익산시민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의원 발의로 명칭을 바꾸려 하고 있다. 익산에서 마한을 뺀다는 것은 미륵사지 백제문화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도의회의 무지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더불어 춘포에 위치한 ‘전라북도유아교육진흥원’에 대해서도 실제 이용자들의 불만이 나왔거나 요구되는 사례도 없었음에도 ‘전라북도교육청유아교육진흥원’으로 바꿔야 한다는 도의회의 주장은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전라북도유아교육진흥원’ 돌 간판을 ‘전라북도교육청유아교육진흥원’으로 교체 시 1.700여만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수반되는 예산도 상당해 낭비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민 B씨는 “누가 봐도 전라북도유아교육진흥원은 교육청 산하 기관임을 알 수 있는데 예산을 낭비하면서까지 명칭을 변경하려는지 그 취지가 궁금하다”면서 “8개의 명칭을 다 변경하려면 많은 예산이 투입될 텐데, 코로나19로 행정적 부담이 크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의원들이 도민들의 세금을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르는 거 같다”고 비판했다.

익산참여연대 이상민 사무처장은 "기관 명칭 변경이라고 하는 게 기관들의 역할이나 성격이 잘 반영되고 변경에 따른 표현이 잘 수반된다면 어느 정도 수긍은 간다"면서 "도민들이나 시민들에게 명칭 변경에 대한 민원이 없는데도 운영기관인 전라북도교육청을 확실히 하는 것 뿐이지 도민이나 시민들에게 실익은 없고 오히려 혼란만 부추기는 격이다. 특히 명칭변경으로 발생하는 막대한 예산을 코로나19로 인한 빈곤 가정 아이들에게 쓰이는 게 맞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의회 C의원은 "명칭이라는 게 간소화할 필요가 있고 명칭을 바꿔서 성격자체가 바뀌는 것도 아닌데 개인적으로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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