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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은 성장보다는 퇴보… 원인은 불통
  • 고훈
  • 등록 2015-09-10 10: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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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정치권 익산 방문, 시장은 불참
국회의원, 도의원 등 유기적 협조체제도 없어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전정희 두 국회의원이 잇달아 익산시의회를 방문해 내년 총선구상과 박경철(무소속) 시장에 대한 소통부족을 지적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함께 박경철 시장의 시정운영에 대한 심각성도 날로 더해가고 있다.

 

이춘석 의원은 지난 4일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와의 지역간담회에 앞서 익산시의회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익산은 여러 정치 상황 속에 성장보다는 일정부분 퇴보하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의원의 ‘여러 정치 상황’이라는 표현은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의 과점하고 있는 전북도의회와 익산시의회, 이 구조 속에서 무소속 시장이 보여주고 있는 갈등양상을 짚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성장보다는 일정부분 퇴보’라는 의미는 갈등으로 인한 소통부족으로 중앙정치권과 전라북도, 시의회에 대한 익산시의 협조체제 구축이 난맥상을 노출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전정희 의원도 이춘석 의원에 이어 8일 익산시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박경철 시장이 당선된 이후 단 한 번의 국가예산 협조요청도 없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전 의원의 이날 발언은 국가예산을 유치해야 할 익산시가 중앙정치권과 유기적인 협조관계를 전혀 가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문제의 심각성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춘석 의원도 “시장과 국회의원의 원활하지 못한 관계 등은 공동책임이 있다”고 전제했지만 “익산시도 예산 확보를 위한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밝혀, 익산시의 소통부족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이는 익산시가 익산에 지역구를 둔 두 국회의원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은 전북도의회 익산 4개 지역구 도의원들도 마찬가지이다. 김연근, 김영배, 황현 의원은 “박경철 시장 취임이후 지금까지 협의체 운영이나 만남, 전화통화를 박경철 시장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라는 답변을 내놨다. 박 시장 취임이후 단 한 번의 만남이나 전화통화를 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김대중 의원은 최근 전화 한 통을 받은 것이 전부라고 말하며, 이도 익산시정 운영과는 관계가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영배 의원은 “다만 익산시 직원들이 연락하면 협조하는 실정”이라고 말했고, 김연근 의원 역시 “익산시 직원들이 간혹 전화로 협조를 요청하는 실정이지만, 전화한 사실을 밝히지 말라는 부탁도 함께 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시정운영은 정치권과 공무원 시민이 함께하는 종합예술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익산시는 박경철 시장 취임이후 국가 예산을 다루는 중앙정치권과 도 예산을 다루는 전북도의회의 협조체제를 전혀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익산시는 일정부분 퇴보하고 있다는 이춘석 의원의 진단은 설득력이 있는 발언이다.

 

심각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4일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신기남 참좋은지방정부위원장, 안민석 예결위 간사 등 당 지도부가 왕궁환경개선사업 현장을 찾았다. 수질오염과 악취원으로 지목되어 있는 실정이지만 개선사업이 지지부진한 왕궁에, 중앙정치권 지도부가 실정을 둘러보러 왔지만, 이 자리에는 박경철 시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대신 부시장이 국회 차원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달 말 국회 차관보와 입법조사관 등이 1박2일 일정으로 익산을 찾았다. 이 자리도 박경철 시장의 모습은 역시나 보이지 않았다. 방문단은 익산시가 예산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된 익산산업단지 진입도로를 비롯해 익산국가산단 국가경쟁력사업 현장, 평화동주거환경개선사업 예정지, 익산-군산 간 복선전철화 사업 현장 등 정부의 협조가 절실한 곳이었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소속 11명의 의원들이 국감 현장방문지로 익산을 찾아 유턴 기업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지만 이 자리에도 박경철 시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중앙의 영향력 있는 정치인들을 일부러 모셔와서라도 지역현안을 챙겨야 하는 것이 시장의 책무인데, 굴러온 호박도 차버리는 행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박 시장의 소극적인 시정운영을 비판했다.

 

시민 김모 씨도 “다른 일정을 이유로 불참사유를 설명하고 있지만 열 일 제치고서라도 참석해야 할 자리가 있다. 박 시장의 이런 시정운영이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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