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초선거 무공천 여성정치인들 설자리 없다
  • 지방선거특별취재팀
  • 등록 2014-03-12 17:04:00

기사수정
  • 정당 그늘로 정계진출 발판, 독자생존 어려워

 

여성이 지방의회에 진출하는 통로가 되고 있는 제도는 비례대표 제도이다. 그러나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신당 창당을 선언하면서 비례대표도 무공천을 고수할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익산시의회 25명 의원 가운데 여성은 임영애(나선거구 민주당), 주유선(사선거구 무소속), 김영희(비례 민주당), 이경애(비례 정의당) 의원 등 모두 4명이다. 이들 가운데 지역구에서 선거를 통해 당선된 이는 임영애, 주유선 두 사람이며, 김영희, 이경애 의원은 비례대표로 의회에 진출했다.


얼추 보면 50:50으로 지역구와 비례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돼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임영애, 주유선 의원 역시 비례대표 수혜자들이다.


임영애, 주유선 두 의원은 현재 재선 의원이다. 이들 두 의원은 지난 4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비례대표로 정계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다음 선거인 5회 지방선거에서 여성후보에 대한 당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당선됐다. 다시 말해 지역구에 당선된 큰 요인은 정당의 힘인 셈이다.


최근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에 합의하면서 기초선거 무공천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비례대표에 대한 무공천도 함께 할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만약 비례대표 무공천이 현실화 되면 새누리당과 진보계열 정당인 진보당, 정의당이 비례 3석을 가져가게 된다.


제5회 익산지역 비례대표는 민주당 2명(김영희, 성신용), 민노당 1명(이경애)이 의회에 진출했다. 그러나 통합신당이 무공천을 고수하면 그동안 민주당 내에서 비례대표 진출을 노리고 활동하던 여성 정치인들은 설 길이 없어진다.


무공천 여파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구에 선수로 출전해야 하는 여성 시의원들과 입지자들도 대위기를 맞게 됐다. 정당의 전폭적인 지지라는 그늘막이 사라져 오직 자신의 힘으로 당선권에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 당선권에 드는 여성 정치인이 과연 얼마나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지만 전망은 ‘흐림’이다.


상황이 이쯤 되자 통합신당 내에서는 기초선거 비례대표 만은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지난 3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기초 비례대표 후보는 공천할 것”이라며 “만약 새누리당만 공천하고 신당은 공천하지 않으면 비례대표 의석을 다 내 주는 꼴”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산하 전국여성위원회 여성 국회의원들도 지난 10일 공동성명을 내고 “기초의회 비례대표는 반드시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산 을지역구 전정희 의원도 민주당이 무공천을 추진할 당시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정치참여를 이유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모순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어 통합신당으로서는 딜레마다.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지난 달 28일 “원칙에 충실하려 한다면 그것(기초 비례의원 공천)도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밝혀, 통합신당이 이 논리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심사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